태그 : 블로거


2009/05/18   마음 따뜻해지는, 블로거들의 바자회 [14]
2008/10/25   100%의 우파 블로거 소녀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49]
2008/09/09   오세훈 서울시장과 블로거들의 만남 [37]
2008/09/04   블로거들에게는 죄가 없다 [73]
2008/08/01   블로거의 카메라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 [11]
2008/07/12   열정, 파워 블로거를 꿈꾸는 당신에게 필요한 것 [55]
2008/06/30   서명덕 기자의 RSS를 구독해지합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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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블로거들의 바자회




확실히 블로고스피어가 활성화되긴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여기저기서, 블로거 주최의 바자회가 자주 있네요. 저는 지난 토요일(5월 16일)에 있었던 호박님 블로그 바자회 '마음 나누기, 사랑 더하기'와, 카렌님 블로그에서 주최한 '박종태 열사 조의금 모으기' 기념 바자회에 다녀왔습니다.

둘다 알고 간 것은 아니었고요-  호박님 바자회는 비트손님의 트위터 -_- 에서 보고, '어, 근처네?'하고 가게되었고... 카렌님 바자회는 익스미오님 블로그에 댓글달러 갔다가 보고 '어, 근처네?'하고 가게 되었다는....

호박님의 바자회는 신촌 W 스타일 샵 지하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비도 많이 왔는데, 자원봉사자분들 너무 열심히 하고 계셔서 제가 다 민망해질 지경이었습니다...;;; ㅜ-ㅜ


'마음 나누기 사랑 더하기' 바자회의 주최자 호박님과 낭군님. 휴데폰 화벨을 조정하지 않아서 노랗게...-_-;;


▲ 판매되고 있던 다양한(?) 용품들. 여긴 계산대(?) 옆 가판이랍니다.



▲ 소식 알려주셨던 올블로그의 비트손님.
알고보면 파워 블로거 (응?)


▲ 제 꿈에도 출연하신 적 있는 김su님.
꿈에서 술마시고 주정을...(응?)


카렌님의 '박종태 열사 조의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는,
홍대 상수역 근처 카페 디디다의 한 쪽에서 열렸습니다.

...저녁에는 뭔가 감옥(?)으로 바뀌었지만.
다양한 책과, 여성용 의류,
그리고 어마어마한 CD 들을 팔고 있었어요.



▲ CD 기증자 김작가.
최근 오디오 시스템을 새로 갖췄다고 자랑질 중입니다. -_-;


▲ 저녁에는 하이시크 군의 투쟁 타로?도 있었어요.
여기서 여러가지 사건이 이뤄졌다는...(응응?)

...물론, 손님들 끼리입니다.
자세한 것은 비밀. (랄랄라)

* 참, 이때 해직교사 최혜원님도 나중에 들리셨어요.
故 최명희 선생님 추모제에 갔다가 올라오셨다는- 


▲ 호박님 번개에서 업어온 것들입니다.

알렝드 보통의 행복론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일리 캔 커피와 미니 화분은 덤

...덤이 더 큰 듯...ㅜ-ㅜ


▲ 카렌님 바자회에서 업어온 책들입니다.

안녕 폴라 앤 로모
폴 크루그먼의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노희경님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
...그리고 슈퍼자본주의

레아 디존 CD도 함께 샀다고는 차마 고백하지 못하겠습니다...*-_-*


제가 미처 다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점점 블로거들이 주최하는 작은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늘어나는 것 같아서, 괜히 즐겁게 긴장하고 있습니다. 내용도 좋고 의미도 좋은, 이런 행사들이 점점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서 기왕이면, 블로거 경제권이라도 하나 만들어지길 바라는 건.. 꿈이겠죠? :)

앞으로 이런 작은 행사들을, 기회 닿을때마다 찾아다닐 생각입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다른 행사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저도 알게되는 행사가 있으며, 바로 바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지난 주말, 정말 바쁘게 돌아다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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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9/05/18 18:19 | 그 남자의 쇼핑일기 | 트랙백(1) | 덧글(14)



100%의 우파 블로거 소녀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10월의 어느 쌀쌀한 새벽, 이글루스 밸리의 어느 곳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멋진 블로거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뛰어난 지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손가락 뒤쪽에는 일빠체가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살을 넘겼을 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우파 블로거라고 할 수도 없으리라. 그의 성향은 이 사회에선 졸지에 좌파로 치부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제목을 읽는 순간부터 그 블로거를 알아볼 정도다. 그 블로거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우파 논객이기 때문이다. 그 블로거의 글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블로거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글을 호탕하게 쓰는 블로거가 좋다든지, 역시 신랄한 독설을 내뱉을 줄 알아야 한다든지, 멋진 사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든, 잘은 모르겠지만 따뜻한 문장을 가지고 있는 블로거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도 물론 그런 기호는 있다. 올블로그에서 글을 읽다가, 무심코 누른 글에 담긴 카툰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를 유형화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 그 블로거의 문체가 어떻게 구성되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문체가 있긴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 블로거가 그리 글을 잘 쓰는 블로거는 아니었다는 사실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어제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를 이글루스 밸리에서 봤단 말이야」하고 나는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흠, 글을 잘 썼어?」라고 댓글로 누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었는 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댓글을 단다든가, 글을 몽땅 읽어본다든가 말야.」

「하긴 뭘 해, 그저 글 하나만 보고 말았어.」


그 블로거는 방금 이글루스 밸리에 새로운 글을 보냈고, 나는 이글루스 밸리 인기 글들을 읽다가 실시간 최근 글에서 그의 글을 발견한다. 제법 기분이 좋은 10월의 새벽이다. 비록 짧은 댓글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녀의 일상 이야기를 듣고 싶고, 나의 연애밸리 현피 번개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008년 10월 어느 차가운 새벽에, 우리가 이글루스 밸리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밝혀 보고 싶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홍대 앞에서 번개를 치고, 고엔에서 교자를 먹으며, 낡은 카페에 들어가 커피나 뭔가를 마신다. 잘만 하면, 그 뒤에 그녀에게 애프터 신청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내 손가락은 이미 키보드 위로 올라갔다. 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말은 걸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처음 와보는데,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이건 너무나 바보스럽다. 마치 싸이월드 방명록 같지 않은가.

「미안합니다. 이 글에 인용한 자료의 출처를 알려주실 수 없는지요.」

이 역시 같은 정도로 바보스럽다. 무엇보다도 이 글은 인용한 자료가 없지 않은가. 누가 그런 댓글을 신용하겠는가? 어쩌면 솔직하게 말을 꺼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나에게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란 말입니다.」

아니, 틀렸어. 그녀는 아마도 나와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있어서 내가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라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당신은 100퍼센트의 좌파 블로거는 아닌걸요, 죄송하지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사태가 그렇게 되면 나는 틀림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나는 그 쇼크에서 두 번 다시 회복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두살,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이 새벽에 친구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을 때, 나는 그녀와 엇갈리게 된다. 따스하고 조그마한 마우스 감촉이 피부에 와닿는다. 유니버설독에 올려놓은 아이팟에선 느릿한 음악이 흐르고, 노란색 탁상 스탠드 불빛만이 컴퓨터와 나를 비추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댓글을 달 수도 없다. 컴퓨터가 갑자기 느려지는가 싶더니 메모리 점유율이 급작스럽게 상승한다. 갑자기 구글 크롬이 에러를 내며 꺼져버린다. 다시 복구하겠다는 버튼을 클릭하자, 그녀의 글을 불러들였던 페이지에선 이미 삭제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블로그라고 뜬다.

그녀는 그 사이 글을 삭제한 것이다. 블로그 주소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봐서, 블로그를 폐쇄할 생각까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글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봐서, 잠시 비공개로 글을 돌려둔 것 같다. 어쩌면 공개할 만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 * *

물론 지금은, 그때 그녀의 글 아래에 어떻게 댓글을 달았어야 했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든 간에 너무나도 긴 댓글이므로 틀림없이 제대로 적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실용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그 대사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 * *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좌파 블로거와 우파 블로거가 있었다. 좌파 블로거 소년은 열 여덟 살이었고, 우파 블로거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예쁜 소녀도 아니었다. 다만 글쓰기 좋아하고, 책읽기 좋아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했다. 그렇지만 언제나 외롭고 힘들었다. 생각을 가지고 말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이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토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근거 없는 주장밖에 할 줄 모르거나 그저 선동과 인신공격만 해대는 꼴통 블로거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딘가에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이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좌파와 우파가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라워,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야. 네가 믿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넌 네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란 말이야」
하고 소년이 소녀에게 말한다.

「너야말로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좌파 블로거야. 모든 것이 모두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야. 꼭 꿈만 같아.」

두 사람은 트랙박과 댓글로, 그리고 오프라인 번개에서 만나 언제까지나 실컷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그들은 각기 근거를 대어 주장하며, 문제의 해결을 위해 힘을 쓴다.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토론한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은 다르다고 인정하며, 그러면서도 다른 시각과 지식을 가진 이로 인해 넓어지는 시야를 맛본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자신은 그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되고 있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이미 우주적인 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속을 얼마 안되는, 극히 얼마 안되는 의구심이 파고든다.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대화가 문득 끊어졌을 때, 소년이 말한다.

「이봐, 다시 한 번만 시도해 보자. 가령 우리 두 사람이 진정한 100퍼센트 어울리는 블로거라고 하면, 반드시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도 역시 서로가 서로의 100퍼센트라면, 그때 다시 한 번 토론하자구. 알겠니?」

「응, 알았어.」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네이버와 이글루스로.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시도해 볼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정 잘 어울리는 블로거들이었으니까. 그것은 기적적인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어려서, 그런 것은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정석처럼 비정한 운명의 파도가 두 사람을 마구 농락하기에 이른다. 어느해 겨울, 두 사람은 새로운 정권에서 도입된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걸려 몇 달간이나 감옥에 갇힌 끝에, 열심히 쓴 블로그 글들을 몽땅 잃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이 풀려났을 때 그들의 머리 속은 마치 D. H. 로렌스의 소년 시절 저금통처럼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글을 쓸 의욕까지 완전히 잃고 말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참을성 있는 소년과 소녀였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다시금 새로운 지식과 감정을 터득하여, 훌륭히 새로운 블로거가 될 수 있었다. 아아 하느님, 그들은 진정 성실한 글쟁이였던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하루에 2건씩 포스팅하거나 다음 블로거 뉴스에 기사를 송고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못해도 75퍼센트의 좌파 블로거와 토론하고, 85퍼센트의 우파 블로거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10월의 어느 쌀쌀한 새벽, 좌파 블로거 소년은 이글루스 마이밸리에 올라온 글을 읽기 위해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우파 블로거 소녀는 새벽 일찍 일어나 그 날의 첫 포스팅을 개시한다. 두 사람은 좌파 블로거 소년의 브라우저가 다운되는 순간 서로 엇갈린다. 우파 블로거 소녀는 글을 삭제하자 마자, 새로 등록된 덧글에 기록된 댓글의 흔적을 보고 갸우뚱한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이 글을 올린 블로거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우파 블로거란 말이다.
이 댓글을 단 블로거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좌파 블로거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생각은 말없이 엇갈려, 그들이 품었던 생각은 그들이 읽는 새로운 글들의 뒷 켠으로 잊혀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 * *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댓글을 달아 봤어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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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피씨통신 시절에 만났던 몇몇, 진짜 우파 블로거에 가까운 사람들이 그리워서, 하루키의 소설 하나 패러디해 봤습니다. 새벽부터 별 글 같지도 않은, 우파 망신 알아서 다 시키는 글들을 보고 있자니 빈정이 상해서. 말이 통했던, 그래서 생각이 달라도 말을 나누면, 늘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젖히는 것 같았던 사람들. 지금은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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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10/25 06:16 | 이의제기 | 트랙백(1) | 덧글(49)



오세훈 서울시장과 블로거들의 만남


지난 9월 4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시청 별관에서 블로거들과 서울시장 오세훈님과의 가벼운 만남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은 저를 비롯해 쓰레기 시멘트로 다음 올해의 블로거 기자상을 수상하신 최병성님, 신학자이시면서 성미산 지킴이를 자처하시는 무브온21의 편집장 김만종님, 그리고 김명준님과 대학원에서 북한정치를 전공하시는 정일용(?)님등 다섯명입니다.

사실 참여자의 면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좀 화기애매한 자리였던 것 같긴 하네요.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 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라는 취지의 자리였겠지만...:) 사진 찍고 농담하는 사람도 어쩐지 저 혼자 -_-였던 것 같고... :)

그날 두시간 반 동안 나눴던 대화의 주제만 해도 무려 쓰레기 시멘트 문제(당연한가요?), 성미산 문제, 북한 탈북자 문제(탈북 청소년 교육문제 포함), 남북 관계(응?), 서울시안에 내재한 갈등 해소의 방안, 서울 발전 방안, 주택 문제 및 뉴타운 문제, 청계천 문제 ... 그리고 말많았던 서울시청 철거문제까지.

...사실 이 정도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반 블로거들이 서울시에 대해 관심 가지고 있는 문제는 거의 다 이야기 된 것 같습니다. 쓰레기통과 흡연, 하이서울 페스티벌...같은 문제만 빼면 거의 다 나온듯 싶습니다.

뉴타운, 그리고 서울 시청

오세훈 서울시장님의 인상은, 음... 뭐랄까요. 정치인치고는 잘생겼다-_-;;; 이미지. 키도 크고, 인물도 좋으시더군요. 하지만 조금 피곤해 보인다는 느낌도 함께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갈등 조정과정에서 좀 피곤함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정책간담회는 아니었으니, 그날 나눴던 이야기를 다 이야기해 드리진 못하겠네요. :) 그리고 저도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나왔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말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민원 처리하는 곳도 아니었으니... :)

제가 한 이야기는 주로 뉴타운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한 대학생들의 어려움, 그리고 당연히 서울시청 철거 문제였습니다. 그 때문에 서울시청 신청사의 디자인이 '상어 아가리' 모양(자그니) 라는 저와 '한국 고유의 처마' 모양(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가벼운 신경전(?)도 있었답니다. 뭐, 만족할만한 대답이 있었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족하지 못했단 이야기입니다. :).

... 그래도 이렇게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전임 시장(이명박)과의 간담회에도 참석했었다는 다른 한 분이, 뒷풀이에서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전임 시장은 자기 할 말만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세훈 시장은 사람 말을 들으려고 하는 모습이어서 좋았다고.

그렇지만 오세훈 시장님은 간담회 내내, 자신의 '서울에 대한 비전'이 담긴 디자인 서울 강연을 미리 들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표명하시더군요. 다들 서울시에 대한 비판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한 번 들으면, 왜 서울시의 정책이 이렇게 집행되는 지에 대해서, 서울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서 알 수 있었을 텐데..하시면서.

본의 아니게 모르는 척 듣고는 있었지만, 디자인 서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지는 않은 입장에서, 한말씀만 드리면... 앞에서 옳다, 멋지다-라고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믿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이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비전에 동의하는 것이 아닌, 그 비전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됐을 경우 떨어질, 떡고물에 눈이 먼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도 실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비전에 동참하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이런 것을 하고 싶다-라는 자생적인 확산 과정이 미비한 현재의 모습.


...그리고 뒷풀이에서 블로거 뉴스를 이야기하다

사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뒤에 이어진 뒷풀이에서 더 많이 나왔어요. :) 자연스럽게 다음 미디어 본부-분들과 블로거들이 만나는 자리였거든요. 여기서 확인한 두가지 사실을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블로거 뉴스 베스트의 변화가 느릴 때는, 보통 미디어 다음의 업무가 너무 많을 때다.
② 조만간 블로거 뉴스 베스트도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성미산 문제(언제 한번 탐방 가기로 했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문제 등등- 각자의 영역에서 못다한 이야기들과 다음 블로거 뉴스에 바라는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잔뜩 쏟아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미디어 본부의 이명행님, 임지혜님, 반가웠습니다!

*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 - 간담회 끝나고 맥주라도 한 잔하러 가자고 이야기하면서 나눈 이야기.

자그니 : 식사는 좀 하셨어요?
최병성님 : 저는 거의 남겼답니다.
모님(기억이..) : 저도 반 밖에 못먹었어요.
모님 : 저도요.
자그니 : 아, 예, 저도 실은....

다들 조금 긴장하신 듯, 아니면 할 말이 많으셨는지, 다들 식사는 별로 안하셨더라구요. 그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 깔끔하게 다 먹은 사람은, 저 밖에 없었단 말입니까!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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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09/09 19:04 | 블로그 연구 | 트랙백 | 덧글(37)



블로거들에게는 죄가 없다


얼마전 아고라 논객으로 활동하던 '권태로운 창'님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자 한겨레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경찰들이 형사소송법과 경찰직무집행법을 무시하고 막무가내식으로 네티즌들을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와중에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경찰이 피해를 줘도 면책범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는 말도 들린다. ... 딱 일제시대, 그리고 해방직후 순사들이 했던 꼴이다.

 

뭐, 한국만 유달리 호들갑을 떠는 것 같지는 않다. 워싱턴포스트 8월 12일자에 Erick Schonfeld가 올린 글 'Blogging Is Not A Crime'에 따르면, 2003년에 전세계적으로 5명의 블로거가 체포된 이래, 2007년에 35명이 체포되는 등, 현재 약 64명의 블로거가 체포되어 있다. 그들은 대부분 이란, 이집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등의 국가지만, 캐나다, 프랑스, 그리스, 미국등의 국가에서 체포된 블로거들도 있다.

- 자료제공_The World Information Access Project(WIA)

 

그중 대표적인 사람은 인디저널리스트이자 비디오 블로거인, Josh Wolf 다. 그는 2007 G8 반대운동기간, 경찰차를 불태운 것을 찍은 동영상을 제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죄로 체포되었다. 만약 그가 기성 저널리스트였다면 체포될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미국에선 지금, 그의 재판을 돕는 기금을 만들어 사람들이 그를 지원하고 있다.

짐작하겠지만, 이렇게 체포된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시민 저널리스트 활동을 해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부의 방침이나 공공정책에 반대하는 글을 쓰다가 체포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비웃으면서 후진국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라고 여겨졌던 일이, 우리들에게도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이 되어버렸다.

아니, 역시 한국 경찰은 이런 쪽에선 최첨단을 달린다. 집회 채증 사진과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대조해 사람을 찾아내고, 병원 CCTV와 채증사진을 대조해 경찰조사를 벌인다. 남의 휴대번호에 남겨진 전화번호로 함부로 전화하고, 단식농성을 했다고 집에 들이닥쳐 컴퓨터와 휴대폰을 가져간다. ... 마치 무슨, 중국 공안이나 러시아 KGB를 보는 기분이다. 아마 지금쯤 몇몇 사람들은, 놀란 마음으로 자신이 블로그나 아고라에 올린 글을 지우거나,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해뒀던 자료를 지우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광화문이나 도심에 배치된 CCTV를 초고성능으로 바꾼 다음, 자동 채증해서 자동으로 주민등록증 사진과 대조, 판독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내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원칙과 자존심, 자부심이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사람들이니... :) 이제 당신들은, 영혼이 없는 인간들이라고 불려도 할 말 없다. 출세와 승진에 눈 먼 짐승들일 뿐이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것만으로 잡혀갈 이유는 없다. 블로깅은 죄가 아니다. 아고라에 글을 쓰는 것은 죄가 아니다. 사노련이 사회주의 강령을 가지는 것도 죄가 아니다.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를까. 그런 것들은 죄가 될 수가 없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세계인권선언 18조, 19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18조

모든 사람은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그리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에는 자신의 종교 또는 신념을 바꿀 자유도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권리에는 가르침, 실천, 예배, 의식을 행함에 있어서, 혼자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개적으로 또는 사적으로, 자신의 종교나 신념을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

 

제19조

모든 사람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에는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자유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을 뛰어넘어 정보와 사상을 모색하고 받아들이고 전파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

 

그들이 잘못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 지를 밝혀라. 우리가 중국이나 이란같은 나라가 아니라면, 누가 뭐래도,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잡혀갈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찍어서 조사하고 감시할 권리를 경찰에게 주지도 않았다. 마침 세계인권선언 제60주년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세계인권선언 읽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제발 인권선언 먼저 읽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 한줄요약_니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 인권에 대해서도 좀 지키고 살자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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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09/04 16:34 | 블로그 연구 | 트랙백(5) | 덧글(73)



블로거의 카메라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위 동영상은 지난 7월 5일, 시청 앞 광장 근처에서 찍은 것이다. 이때 안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시국 기도회를 열다, 갑작스런 경찰의 원천봉쇄에 고립되어 있었다. 늦게 온 사람들은 광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도로로 밀려나 있었다. 이때 한 시민과 경찰이 약하게 논쟁이 붙었다. 그 광경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한 전경이 다가오더니 손을 내민다.

"기자증 보여주세요"
"기자 아닙니다."
"그럼 찍지 마세요. 기자 아니면 못찍습니다."

약간 발끈해서 뭐라고 하려는데, 옆에 있던 분이 더 화가 났는지 "뭐가 문제냐고, 왜 안되냐고" 소리를 지른다. 그 소리에 기죽은 전경은 바로 등돌아서 원래 있던 돌아갔다. 그래도 화가 났는지 계속 나를 째려봤다. 계속 째려보기에 어이없어 같이 째려보다가, 혀를 내밀어 '메롱' 해줬다. 그러니까 픽-하고 웃더니 고개 돌리더라.


촛불집회에서 외로운 사람

촛불 집회에 나가다보면, 심각하게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니까, 남들은 다 끼리끼리 왔는데 나만 혼자 있다는 느낌. 가끔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결국 나는 카메라를 들고 혼자 서 있을 때가 훨씬 많다. 내가 있는 곳이 시민들의 뒷 편이 아니라 앞쪽에 가까운 탓이다.

사실 처음에는 카메라를 들고 나가도, 앞보다는 뒷편을 더 서성거렸다. 어차피 앞쪽은 누구나 다 찍을 터이니, 나는 뒷 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미있는 일들을 카메라에 담아보자고 결심했었다. 그러니까, 아무도 봐주지 않는 곳을 내가 찍자고. 그건 촛불 집회에 나가면서 내 자신에게 스스로 부여한 임무다. 누군가는 예비군복을 입고, 누군가는 질서유지를 맡고, 누군가는 선전전을 하는 것처럼, 나는 남들이 찍지 않는 곳을 찍어서 보여주자고.

확성기 롹밴드였던 '사사오아뛰'는 그러다 찍을 수 있었던 대박이었다. -_-; '촛불 집회장에서 만난 하림'이나 '휴지 줍는 미국인 교수에 대한 조금 불편한 이야기'도 그러다 건져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니까 촛불이 더이상 진화하지 못하면서, 결국 나도 앞으로 나갈 수 밖에는 없게 되었다.

...아니, 어디서 찍어도 결국 최전선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앞에서 사람들이 잡혀가고 두들겨맞고 있는 판에 뒤편에서 뭔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결국 같이 온 사람들과도 함께하지 못하고, 언제나 혼자서 앞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누군가와 같이 있다는 것은, 차라리 짐스러운 일이므로.



그런데 왜 영상을 찍는가

그런데 난, 왜 그곳에서 영상을 찍고 있는 걸까? 이거 찍는다고 누가 돈주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는 사진 좀 그만찍고 같이 힘을 보태달라고 하고, 누군가는 사진 찍지 말라고 화를내기도 한다. 다행히 나는 아직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지만, 눈 앞에서 프락치로 오인당하고 메모리 카드를 뺏기거나, 사진을 지우는사람들은 여럿 봤다.

분명 나는 기자도, 시위대도, 구경꾼도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록자면서, 참여자고, 관찰자다. 물론 아예 기자의 입장, 관찰자의 입장에서 촛불에 나오는 블로거도 분명 존재하다. 그들은 대부분 목에 한겨레나 시사인의 (시민) 기자증을 목에 걸고 있었다. 시민기자들이나 DSLR 클럽에서 나오는 분들은 아예 'PRESS' 마크가 찍힌 헬멧과 완장을 찬다.

그렇지만 나는 (겁도 없이) 마스크도, 헬멧도, PRESS 마크도 달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록과 참여와 관찰의 입장을 모두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PRESS 마크를 다는 것은, 왠지 '나는 시위대가 아니다'라고 차별하는 것 같아서 하기 싫었다. 아니, 무엇보다 '3인칭' 시점으로 사건을 보게되는 것이 싫었다.

아프리카 생중계가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도, 그것이 '1인칭' 시점의 카메라였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곳에 있었다면 내가 보게될 것을, 내 눈높이에서 보여주기에 사람들이 '우리편'이라고 여겼던 거라고. 나는 그 자리에서 1인칭으로 존재하지 3인칭으로 존재하고 싶진 않았다.

전문적으로서의 포토저널리즘에는 일련의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 중 대부분은 판에 박힌 일이나 일상적 업무, 즉 현장을 찾아가고 장면을 포착해서 초점을 맞추고 캡션 정보를 수집하는 일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이러한 윤리적 문제는 개인의 행동을 이끌고,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시키는 내부의 척도, 즉 양심과 기자로서의 전문적 임무가 서로 배치되는 데서 생긴다.

- 케네스 코브레, 『포토 저널리즘』, p351


블로거의 카메라가 있어야 할 곳

기자와 시민의 구분이 점점 없어져가는 시대라고 한다. 별로 부정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1인칭의 시점을 고수하고 싶다. 그리고 전문 사진기자와는 다른, 블로거의 카메라가 있었야 할 곳은, 바로 그 1인칭의 시점이라고 나는 믿는다. 기자도 시위대도 구경꾼도 아니면서, 기록자며 참여자며 관찰자인 바로 그 곳에. 증거가 남지 않으면 증언도 할 수 없다.

사실 우리가 '기자로서의 윤리'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블로거들은 대부분 시민의 편이다. 만약 '누군가의 편'이라는 생각 없이 그곳에 있다면, 그는 '그냥 관찰자'에 불과하다. 우리는 '객관적 시점'이 아닌 '주관적 시점'을 고수한다. 그런 의미에서 편파적이다. DSLR 클럽에서 나오는 많은 분들도 '시민을 지키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라고 말하지 않는가.

우리가 이 곳에서 따르는 윤리는 "절대주의(누구의 권리도 침해해선 안된다)"나 "공리주의(모두의 알 권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개인의 권리는 어느 정도 무시될 수 밖에 없다)"의 원칙이 아니다. 우리가 따르는 윤리는 황금률, "남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남들을 대하라"다.

솔직하게 말하면 개인적으로 3인칭을 유지할 수 없는데는 이 밖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눈 앞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는 그 시비를 말리느라, 심하게 폭력을 쓰거나 싸움이 일어나며 그거 말리느라 정신이 없는데 언제 사진을 찍을까. -_-; 기자라면 이때 시비가 붙어서 누가 피라도 흘리면, 찍기 좋은 '쎈 피사체'가 되겠지만, 내게 있어선 불상사를 막기 위해 미리 말려야할 일인 것이다.

결국 나는, 앞으로도 1인칭의 시점에서 영상을 찍을 것이다. 내가 내 눈 앞에서 본 그대로, 때론 기쁨이었고, 때론 공포였던 것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전달할 것은 '사실 그 자체'라기 보단, 어쩌면 눈물이고, 분노고, 한숨이 될 지도 모른다. 하드 뉴스를 그렇게 감정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다른 시선은 기존의 언론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같이 두들겨 맞는, 같이 뛰어다니는, 같이 울고 웃는 바로 그 자리...가 맞지 않을까?


* 그래도 가끔, 나도 "프레스 완장이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은 들더라.

* 아, 생각해보니, 프락치로 몰린 적은 없지만, 채증 하는 거 아니냐고 한번 질문 당한 적은 있었다. 전경들이 진압하는 장면을, 카메라든 손을 머리 위로 뻗어서 찍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그러시더라. 이거 채증하는 거냐고. 좀 당황스러워서, 웃으면서 대답했다.

- 제가 지금 채증하는 걸로 보이세요? :)
- 그건 아닌데, 경찰들이 쓰는 거랑 비슷한 카메라 같아서요.
- 제껀 그거보다 훨씬 좋은 거에요.
- 얼마쯤 하는 데요?
- 그, 그게요...

작년에 샀을땐 비싸다고 샀지만, 사실 비싼 넘은 아닌 산요 작티 HD1 이었으니, 조금 궁색하게 둘러대긴 했지만, 그 정도가 의심받아본 전부였다. 촛불에 많이 나가서 얼굴이 팔렸는지, 워낙 인상이 좋은(?)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 긴 시간동안 못난 주인 옆에서 함께 해준 카메라를(심지어는 물 맞아 죽었다가 살아난!), 어제 주경복 후보 선본 뒷풀이 자리에 갔다가, 다른 분 가방이랑 바꿔들고 와버렸습니다....;ㅁ; 혹시 이 글 보시는 주경복 선본 관계자 분이 계시면 zagni@paran.com 으로 연락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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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08/01 03:00 | 블로그 연구 | 트랙백 | 덧글(11)



열정, 파워 블로거를 꿈꾸는 당신에게 필요한 것


트래픽을 늘릴 생각을 하지 마세요. 그게 주된 목표라면 이미 중요한 사실을 놓친 겁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삶에서 흥미로운 점, 다룰 만한 가치가 있는 소재, 발전시키고 싶은 영역 등에 대해 생각하세요. 일종의 반응이니까 가끔 트래픽 통계를 봐야 합니다만, "오늘은 어떤 컨텐츠가 뜰까?"라는 식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아침을 시작하면 안됩니다. 그렇게 하면 최신 트렌드만 좇아다닐 것이니, 포스트가 뜨더라도 결국에 무슨 이득이 있을까요?

- 마이클 A. 뱅크스, 『블로그 히어로즈』, 에이콘, p278


본의 아니게(?) 좋은 블로그를 잡지에 소개하는 일을 1년 넘게 하고 있다. 매달 테마에 맞춰 좋은 블로그를 소개하기 위해, 시시때때로 발견하는 좋은 블로그들을 체크해 둬야만 하는데, 1년 정도 하다보니 좋은 블로그를 골라내기 위한 나름의 기준이 생겼다. 그 기준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일정기간 이상 운영했을 것 : 만들어진지 6개월 이하의 블로그는 소개하지 않는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지치는 존재이고, 금방 블로그 운영을 관두는 사람은 굉장히 많다.

  • 가급적, 매스미디어(언론)에 노출된 적이 있을 것 : 매스미디어를 일방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지만, 일단 매스미디어에 소개된 블로그는 그렇지 않은 블로그에 비해서 신뢰도가 더 높긴 하다.

  • 독자와 소통할 것 : 글은 좋은데 읽은 사람과의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블로그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이나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블로그였다. 대부분 이런 블로그는 '일정 기간'이 다하면 내용이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는다.

  • 책으로 만들어진 적이 있을 것 : 블로그의 내용을 바탕으로, 또는 블로그를 통해 책을 낼 정도의 사람은 소개 우선 순위다. 출판사 기획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책을 만들기에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있을 것 : ...매달 테마를 정해서 소개하는 것이니, 당연한 듯?

그렇지만 이런 기준은 잡지에 소개되기 위한 기준이고, 솔직히 이에 합당한 블로그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이 기준은, 여행이나 요리 같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부드러운 소재'를 다루는 블로거를 찾기에는 적합하지만, 정치 같이 '딱딱한 소재'를 다루는 블로그에 합당한 기준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파블로거나 파워블로거로 부르는 기준과도 다르다.

그렇다면 파워블로거란 누구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다른 이들이 '찾고 싶어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는, 읽을 가치가 있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그래서 자신이 다루는 '주제 영역'에 일정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블로거라면 대부분 이런 '파워 블로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블로깅이 정말 즐거운 사람이라면, 블로그에 글 쓰는 것만으로 먹고사는 것을 꿈꾸는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파워 블로그가 되고, 블로그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블로그 히어로즈'는 그 꿈을 실현한 (미국) 파워 블로거들 서른 명을 인터뷰한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블로거들은 제각기 성격이 많이 다르다. 자신이 다루는 주제도 다르고, 블로그를 대하는 자세도 다르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물론, 블로그에 투자하는 시간도 아주 많이 차이가 난다. 전업인 사람도 있고 부업인 사람도 있으며, 슬슬 블로그를 접을까 하는 사람까지 있다.

하지만 현재 처한 상황은 달라도, 그들이 파워 블로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열정이다. 여기서 열정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이 좋아서 게임 블로거가 된 목수도, MS 추적하는 블로그를 연 전직 기자도, 전자책 캠페인을 주도하는 블로그를 연 사람도, 댓글을 달다가 인연이 되어 입사한 사람도... 모두, 블로그에 대한 끔찍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말이 좋지, 전업 블로거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서 인터뷰한 대부분의 블로그들은 평균 200개의 RSS를 구독하며(많으면 700개를 구독하는 사람도!),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무엇을 포스팅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꽉찬 사람도 많았다. 구글 애드센스만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그냥 꿈같은 일일 뿐이고, 대부분은 광고로 먹고 살거나 회사에 고용된 직업 블로거인 것도 현실이다.


▲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찍는 블로거
photo by Joi


그런 고된 생활 속에, 블로거 자신을 버티게하는 힘이 바로 열정이다. 열정은 처음 시작할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초라함을 잊게 해준다. 열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의 정보를 포착하게 해준다. 열정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 열정은 글을 계속 쓰게하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 그리고 그 열정을 유지하게 해주는 힘은 사람들의 반응이다.

... 어떤 이는 난감하게 생각하긴 하겠지만, 실제로 인터뷰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가장 기뻤던 순간이 바로,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메일 보내줄 때, 댓글을 남겨줄 때-라고 이야기를 한다.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들의 반응을 얻어내는 그 순간을 가장 즐거운 순간으로 꼽는다. ... 열정은 결코, 돈만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파워 블로거를 꿈꾸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블로그 히어로즈에서 얻어갈 아이디어는 꽤 많다. 물론 한국과 미국의 블로고스피어 상황은 많이 다르다. 이 글에서 인터뷰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개인 블로그 라기 보다는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유명 블로그들은 여러명의 블로거들에게 의해 운영되며, 그들은 웹상에 존재하는 정보를 필터링해 제공하는 '블로그 미디어'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인터뷰 한 사람 중 많은 숫자가 '웹로그즈'라는 특정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것도 그런 탓이다.

하지만 그네나 우리나, 블로그를 쓰고 관리하는 마음은 그리 다르지 않다. 가끔 하루종일 포스팅할 거리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웹서핑을 하는 것도, 댓글 하나에 감동하고 악플 하나에 상처받는 것도, 블로그를 통해 맘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는 것도, 돈 한 푼 안들어와도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쓸 수 있으니 재밌게 쓰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블로그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블로그의 미래를 전망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사봐도 나쁘진 않을듯 하다. 다만 가격이 조금 비싸고(22000원!), 인터뷰 중심의 책등이 대부분 그렇듯, 뒤로 갈수록 사람은 다른데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 되는 것 같아서, 조금 맥이 빠지긴 한다. 제일 관심있었던 한국의 파워 블로거 인터뷰에선 막상 얻어갈 것이 하나도 없어서 꽤 섭섭하기도 했다(어떤 이는 한번 블로그 본 적도 없는데 파워 블로거라고 인터뷰 했더라.). 

마지막으로, 좋은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꼭 주의해야할 요소 9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딴 건 다 신경쓰지 마라.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블로그가 성공한다.
  •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라. 가급적 다른 이들이 안 다루는 틈새 영역을 찾아라.
  • 가능하면 자주 업데이트 하라.
  • 유명 블로그나 인기 블로그글,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글을 제공하고 링크를 걸어라.
  • 자신의 글에서 다른 글을 소개하는 링크를 걸고, 트랙백으로 알려주라.
  • 신경질적으로 독자를 대하지 말라. 블로그는 당신의 인격이다.
  • 독자들이 블로그 글을 읽을때, 얻어갈 수 있는 정보를 줘라.
  • 솔직하고 정직하라. 예의를 갖춰서 사람을 대하라.
  • 다른 이들, 좋은 블로그들의 글을 구독하고, 자주 읽어라.

하지만 실제로 블로그의 진짜 성공 요인은 쓰는 사람(들)의 열정입니다. 열정을 지니고 블로그를 쓴다면 아주아주 분명하게 드러날 겁니다. 독자들이 선택하면 블로그는 성공하죠. ... 열정 하나로 엄청난 차이가 생깁니다.

- 마이클 A. 뱅크스, 같은 책, p173



블로그 히어로즈 - 8점
마이클 A. 뱅크스 지음, 최윤석 옮김/에이콘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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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07/12 05:51 | 블로그 연구 | 트랙백(10) | 덧글(55)



서명덕 기자의 RSS를 구독해지합니다.




이스트라님의 조선일보 서명덕 기자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오랫만에 서명덕 기자의 블로그에 찾아갔더니, 이스트라님의 글에서 지적한 기사는 보이지 않더군요. 아무튼, 더이상 블로거 떡이떡이님-이라고 불러드리진 못할 듯 합니다. 세계일보를 떠나 조선일보로 옮겨갈때 누군가가 했던 걱정 그대로, 그는 예전의 떡이떡이님이 아닙니다.

천성이 누군가를 잘 미워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다만, 눈 앞에서 보이지 않도록 지워버릴 뿐이죠.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예전에 서명덕 기자의 블로그 포스팅에 대해 반박의 글을 남겼더니, 바로 제 닉네임이 차단된 것을 봤으니까요. 그렇다고 미워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신경쓰진 않았으니...

그냥, 그래도 필요한 정보가 올라오지 않을까, 해서 RSS에 등록해두고 가끔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글도 별로고, 좋은 정보도 없고, 무엇보다, 굉장히 예의없는 행동을 하셨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먹고살 월급을 주는 회사라지만...스스로 인터넷 사용자들을, 블로거들을 적으로 돌리시는 군요.

미워하지 않습니다. 짧은 인생, 이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써줄 정도로 시간이 남아돌지 않습니다. 다만 굳이 필요없는 정보를 걸러내는 차원에서 RSS 삭제합니다. 더이상 쓸데없는 글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동안 제공해주신 몇몇 정보에는 감사드립니다. 아마, 다시 등록할 일은 별로 없을듯 합니다. 잘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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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그니 | 2008/06/30 00:26 | 끄적끄적 | 트랙백(2)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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